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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20 출시 때는 S펜을 꺼내보았으면...

by 노마드 알벗 2018. 8. 20.

 갤럭시노트10이 며칠 전 출시 발표되고 아직은 정식 판매하기도 전인데 벌써 차기작인 노트20을 이야기하다니 도대체 무슨 일?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10이 얼마 전 공개되었지만, 사실 전작인 노트 9와 비교해서 큰 감탄사가 나올 법한 특이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외관 디자인은 거의 그대로이고 그나마 약간의 하드웨어 성능 상승, 그리고 S펜의 블루투스 지원 정도뿐. 이마저도 역시 그간 출시할 때마다 내놓은 성능 개선 정도의 임팩트와 다르지 않았고 문제는 언젠가부터인지도 모르게 매번 그래 왔다는 것이다. 신제품 출시 마케팅은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기로 하고 오늘은 S펜에 대해 수년 전, 노트1이 처음 세상에 나오자마자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사실 아직까지 핸드폰에 일정이나 계획을 타이핑하는 것보다 종이에다 직접 펜으로 적는 걸 선호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 왔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직접 손끝으로 종이에 써 내려가는 필기감을 100% 구현하지는 못한다. 지난 2011년 첫 갤럭시 노트가 처음 선보였을 당시에는 일반 휴대폰보다 월등히 넓은 화면과 펜을 사용하여 화면에 글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나와 같은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사용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이번에 발표된 노트9까지 매번 출시할 때마다 그 기능이 조금씩 진화하기는 하였지만, 요즘에는 간단한 필기 작성 외에는 S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노트 유저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노트8을 사용하고 있는 나 역시 펜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일반 휴대전화와 별반 다르지 않게 사용 중이며, 예전에는 갤럭시노트가 타 휴대전화와는 다르게 큰 화면을 가졌다는 장점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화면 크기조차 특별한 장점이 되지 못한다. 매번 출시 때마다 그저 조금 빨라진 성능 말고는 새로 구매해야 할 메리트를 찾기 힘든 갤럭시노트는 과연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까?

 

 

갤럭시노트9 - 사진 출처: www.samsung.com

 

 

 잠시 화제를 돌려보자.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돌풍이었던 제품이 있었는데 무엇일까?"

'아이폰??'

 

 아니, 그 말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당시 유명 스타[각주:1]를 내세워 아이폰 감성에 버금가는 참신한 광고로  남녀노소 모두의 이목을 끈 바로 "닌텐도 DSL"이 있었다. 휴대용 게임기라는 기본 기능을 충실히 유지하면서도 터치스크린과 터치펜을 직접 사용하여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광고로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나갔다.  직접 듣고 펜으로 쓰면서 누구나 쉽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고, 두뇌 트레이닝 게임같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특히 많은 부모님들의 지갑을 열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이 또한 그리 길게 가지 못했으니,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아이폰을 필두로 스마트폰 저변이 확대되어 가면서 점점 발전해가고, 롱런을 이어 갈 새로운 소프트웨어 부족, 고질적인 불법복제품의 난무 등으로 하향세가 계속되었다. 이에 닌텐도는 가정용 콘솔 게임기인 Wii 출시로 반등을 보이는듯 하였으나, 얼마 전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까지의 행보를 보면 그때의 영광만큼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높게 사고 싶은 건, 닌텐도는 항상 신제품 출시마다 변화를 추구하였고, 늘 새로움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터치펜을 사용하는 닌텐도의 학습게임 (사진출처:google - 닌텐도)

 

 

 

다시, 이 애증의 갤럭시노트로 돌아와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해보자.

 

"내 이름은 갤럭시노트, 

다른 휴대전화와 다르게 펜을 사용할 수 있지.

이 펜으로 이런 기능도 있고,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신기하지?

짜잔, 이건 에어커맨드[각주:2]...

아, 이번에 나온 신제품은 블루투스 연결로 뭐 이러이러한 것도 할 수 있다."

 

"아, 그래? 좋군..

그런데 그런 거 다 어디다 써?

내가 쓸 일이 많이 있을까?

매일 쓸 만큼 필요한 기능이야?"

 

 

... 잠시 상황극처럼 되었지만,;

 이처럼 여러 가지 신기술 자랑들은 소비자로서 느끼기에는 사실 별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 지금 시급하게 발전시켜야 하는 건 그런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즉, 펜의 기능 향상보다는 활용도 향상에 더 중점을 두었어야 했다. 자, 우리가 여기 구석에 이렇게까지 멋진 기능을 하는 펜을 만들어 놨으니까 언제 필요하면 쓰든지 말든지...가 아니라.

 

 현재 S펜을 지원하는 관련 앱은 모두 메모하기, 그림 그리기, 혹은 화면이나 내용 편집에 관련된 것뿐이다. 그런 것 기본적인 것 말고도 활용할 다른 방안이 뭐가 있을지 고민을 해보았을까?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펜을 적극적으로 꺼내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그 때문에 다른 것이 아닌 이 갤럭시노트를 꼭 구매해야 하는지, 충분한 고민을 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이제 내가 닌텐도 이야기는 왜 꺼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이지만 갤럭시 x 닌텐도의 콜라보[각주:3]가 이뤄진다면 서로 충분히 Win-Win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드웨어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가 풍부한 닌텐도가 제휴를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예전에 노트1을 쓰면서 생각이 다시 스쳐 지나갔던 것이다.

 

 

 

두 회사 사정을 잘 모르기에 실현 가능성이 많다고 보지는 않지만, 최소한 S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메모 작성이나 그림, 화면 편집 등 1차적인 기능에서 벗어나 활용폭을 더욱 넓혀갈 수 있는 곳으로 도전을 해야 할 때가 이미 오래전에 지나버렸다.  아예 닌텐도처럼 꽤 인기가 있었던 어학 학습이나 두뇌 계발같이 펜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소비자의 이목을 끌 만한 전용 어플들을 직접 개발하여 많이 내놓고 그것을 중심으로 광고를 이어나갔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이미 메모하거나 그림 그리는 어플은 충분히 많고, 또 새로울 것이 없는 데 말이다. 

 

 다행히 펜을 사용하는 휴대전화에 있어서 거의 독점적이라는 이유로 여태껏 별다른 위협이 없었지만, 동시에 이러한 이유로 갤럭시노트가 매너리즘에 빠져버린 건 확실하다.

 

 

<갤럭시노트로 영어 삼매경을 즐기는 연출 사진>

 

 

글: Timpercent

 

 

 

 

 

  1. 한국에서는 장동건, 해외광고는 니콜키드먼 등이 모델로 출연했다. [본문으로]
  2. 폰 화면내에서 S펜의 기능을 실행하기 위해 띄우는 팝업메뉴. [본문으로]
  3. 사실 안드로이드폰에서 닌텐도게임을 실행시키는 어뮬은 나와있으나, 구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파일은 99.8% 불법복제품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수면 위로 나오지는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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