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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쉬운 국립국어원의 표준어개정 - '너무'

by 노마드 알벗 2018. 8. 24.

얼마 전 국립국어원에서는 19가지 표준어 개정이 이루어졌는데, 그중 많은 기사를 쏟아내면서 아직까지도 여러 사람들이 찬반 의견을 나누고 있는 '너무'라는 단어가 화제다. (참고로 이 글은 2015. 7. 11. 작성된 것을 재등록)

 

너무: (부사) '정해진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너무 힘들다, 너무 슬퍼, 너무 아프겠다, 너무 무겁군,너무 나갔네, 너무 걱정스럽네요." 등과 같이 주로 뒷말이 부정어로 이어져야 자연스러운 말이 된다고 배웠다. 영어 단어 중에는 'VERY'가 아닌 'TOO'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너무'는 이제 뒤에 오는 말의 상황에 상관없이 쓸 수 있게 되었다.

예) "너무 고마워, 너무 잘 생겼어, 너무 신나, 너무 좋은데."

 

개정의 이유로는 '현실 쓰임의 변화에 따른 개정'이라고 설명해 놓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틀리게 쓴다고 해서 그 말을 표준어로 쉽게 바꿔버리는 건 좀 가벼운 처사가 아닐까? 이보다 앞선 예전 개정에서는 표준어인 '자장면'보다 비표준어였던 '짜장면'을 많이 쓴다는 이유로 '짜장'도 함께 표준어로 인정했던 사례가 있었지만 '너무'의 경우는 이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그 당시에는 오히려 '짜장'이 아닌 '자장'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사람이 대다수였고 오랫동안 식당은 물론, 가공식품의 제품명까지 '짜장'으로 표현해 왔을 정도로 오히려 '자장'이라는 말은 어색함 그 자체였으니 비표준어인 '짜장'을 쓰지 말고 표준어인 '자장'을 써야 한다는 말은 대중을 설득하고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파게티', '자자로니'부터해서 혹시 짬뽕도 이젠 '잠봉'으로 써야 하는지 잠시 고민이 되던 때였으니까.

 

'너무'의 경우를 보면, TV 방송에서도 출연자가 말을 할 때 '너무 OOO해요'라는 표현을 틀리게 쓴 장면에서도 자막은 '정말 OOO해요'로 바르게 고쳐서 나오는 경우가 대다수 인 만큼 그 용법을 바로 알고서 표현을 바로잡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나 또한 이미 학창시절 국어 수업 시간에 배웠는지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라 아쉬움이 더한 건 사실이다.

 

한편, 요즘 많이 쓰는 말중에 '잉? 뭐지?'라고 반응하게 하는 말이 있으니

'너무 멋지다.', '너무 사랑스럽다.' 같이 사용하는 것은 그나마 아무렇지 않게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말이다. 너무 팬이에요라는 건 사실 좀 싫다는 표현으로 들린다. 물론, 항상 맞춤법 표기를 하나도 안 틀리고 100% 지키며 사는 사람은 매우 찾기 힘들다. 그동안 모르고 습관적으로 사용해 온 분들이 대다수겠지만,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잘못 알고 쓰는 표현은 널리 알려서 바로잡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언어가 시대에 따라 변한다지만 지켜지는 것 없이 계속 변하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요즘 학생들 쓴 글을 보면 비속어, 은어, 축약어 없이는 글을 못 쓰던데 이런 것들도 나중에 다 표준어로 바뀌게 되는 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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